레제, 소라 메인 논cp글
*아이돌 전부가 고양이(종 등은 나오지않으며, 털 길이나 색정도의 표현만 있습니다.)
*고양이 49마리가 프로듀서 집에 얹혀삽니다(거의 완전히 집고양인 애들과 가끔씩 와서 지내다가는 놀이장소정도로 인식하는 애들 두 종류가 있음)
소라는 어제부터 계속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크리스가 그새 또 어떻게 혼자 바다에까지 나갔다 온 건지, 몇일 전 그루밍해줘서 그나마 뽀송뽀송해졌던 털이 다시 바닷바람에 엉켜 끈적해 져 있었고, 그걸 또 하루종일 풀어주느라 계속해서 벼르고 있던 아메히코를 그루밍해주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최근 소라도 나이를 먹고 힘이 붙었다고 해도 장모종 고양이인 크리스의 털 전체를 그루밍해주는건 아무리 그래도 끝나고 나서는 바로 녹초가 되기 십상이어서, 어제는 그대로 옆으로 발라당 넘어져 잠들어버렸으니 아메히코의 주변엔 가지도 못한 셈이었다.
'그러니까 오늘이야말로...!'
크리스는 프로듀서 씨가 거실에 놔둔 해수 어항에 정신이 팔려있으니 또 바다로 가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안심. 지쳐 잠든 덕인지 푹 잠들었다 깬 후, 밥에 물까지 잘 챙겨 먹어서 여유 체력도 충분. 오늘만큼 아메히코에게 도전하기 최적인 날은 없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저기압이던 기분도 살짝 의욕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조심스레 늘 아메히코가 누워있는 방석이 있는 야외 창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 보면, 눈을 감고 적당한 바람을 즐기고 있는 아메히코가 보였다. 자고있는걸까? 자고 있다면 더더욱 최고다. 눈을 뜨고 있다면 바로 저지당할 게 뻔하니까, 오늘이야말로 아메히코의 털을 제 혓바닥으로 싹싹 빗겨주겠다고 다짐하며 아메히코가 깨지 않도록 약간의 소리도 낼 수 없게 발톱도 꼭꼭 숨긴 채 말랑한 젤리가 천천히 바닥을 디뎌 나갔다. 앞으로 1.5미터... 1미터... 천천히 천천히... 눈앞에 미동도 없이 누워있는 옅은 창색의 긴 털이 눈앞을 가득 메우자 소라는 드디어! 해냈다! 라고 생각하며 혀를 빼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 순간,
"먁,"
꾸욱, 하고 어느 정도 무게감 있는, 하지만 아프지 않고 기분 좋은 느낌으로 부드럽게 자신을 눌러오는 발에 소라가 열고 있던 입에서 조그만 울음소리가 났다. 그 직후, 천천히 기분 좋을 정도의 세기로 자신의 털이 그루밍당하는 느낌이 난다. 아아- 또야... 그 상태로 녹아내려도 될 정도로 기분 좋은 그루밍이었지만 소라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꼬리를 바닥에 탁탁 쳐 댔다. 또 아메히코를 그루밍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분명 자고있는 것 같았는데...'
위를 슬쩍 쳐다보면, 자신보다 두 배는 큰 아메히코가 여유로워 보이는 표정으로 자신을 그루밍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매번 이런 식이야... 어쩐지 자신이 그루밍해주려 다가갈 때마다 아메히코는 거절하고 역으로 소라를 그루밍해 주는 것이다. 뒤에서 몰래몰래 다가가서도 해 봤고, 아예 기습으로 덮치듯 다가가도 봤지만 전부 실패한 덕에 소라는 크리스와 아메히코와 함께 지내게 된 뒤로 단 한 번도 아메히코를 그루밍해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메히코씨, 나를 아직도 아기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라고, 속으로 투덜대며 여전히 바닥을 꼬리로 치고 있는 19개월령 고양이인 소라는, 그야 올해로 거진 세 살이 되는 아메히코에게는 (아메히코의 나이는 30개월 정도가 된다) 당연히 아직도 아이로 보였으나, 그걸 입 밖으로 굳이 꺼내진 않았다. 소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훤히 보인단듯한 표정으로 기분 좋게 소라의 보드라운 짧은 털을 계속해서 그루밍해주며, 다음 소라의 도전이 언제일지 즐겁게 기다릴 생각을 하기에도 바빴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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