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미노...
"미노리씨!! 그러니까!! 어딜 가는검까-!!!"
"그냥-!"
"안 들려요! 그거보다 빨라!"
"그래-? 이정도면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딘가 같이 가자고 찾아온 미노리의 제안에 고작 물건을 사러간다거나 그런 거겠지 싶어 따라온 쿄지가 반쯤 멍한 상태로 바이크에 태워져 사람도 별로 없는 고산도로를 달리기 시작한게 대략 1시간 쯤 전이었고, 미노리가 모는 바이크는 점점 자신들이 사는 마을과는 멀리 떨어져가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거지? 뭘 하러? 집으로 돌아가고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빠른 바이크의 속도와 어딘지도 모르는 지역이라는 불안감에 자신은 미노리의 허리만 꾹 끌어안고있을 수 밖에는 없다. 목적지라도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미노리씨는 뭐가 그리 급한지 미친듯한 속도로 바이크를 몰고만 있을 뿐이니 불안감만 커져 가는 듯한 기분에 반쯤 자포자기하고 운전대를 잡고있어 살짝씩 흔들리는 등에 기댄다.
"ㅋ, 쿄지 위험해"
"안 들려요-"
유난히 큰 엔진소리와 귀를 때리는 바람소리에 뭐라고 말하는 듯 한 미노리씨의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아 . 쿵쿵거리는거 느껴진다. 하고 귀를 좀 더 등에 가까이 대본다. 두근. 두근. 두근. 자기의 심장소리보다 약간 빠른 심장박동이 고막을 통해 울려온다. 왠지 안정되는 기분에 눈을 감는다. 약간 일탈하는 것 같은 멍청한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일탈이라니, 내가 지금 하고 있는건 별 거 아닌 일이다. 그냥... 아는 사람과 바이크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것 뿐인것을. 이런걸 보고 뭐라고 잔소리를 하며 질책할 사람은 없다.
"쿄지- 들려?"
등에 가까이 귀를 대면 소리도 들리는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점점 정신이 희미해지는게 느껴진다. 바이크 뒷자리에서 졸기 시작하다니? 심지어 규정속도 위반 직전으로 빠른 바이크다.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며 입을 열어 대답하는것을 잊는다.
"안 들려-? ......안 들리는거지?"
미노리씨가 다시 한번 물어본다. 들려요. 라고 말하려고 하지만 어짜피 바람소리와 엔진소리에 묻혀 사라질것을 안다. 상대도 그건 알고 있을것이다.
"...있지, 쿄지말야. 내가 생각하기엔 정말 좋은 사람 같아"
"..고마워요."
"그러니까말야, 그런 쿄지를 보고있으면 무심코"
바이크의 속도가 줄어든다. 점점 점점 미노리씨의 말이 선명해진다. 심장소리가 함께 쿵 쿵 하고 크게 느껴진다
" ...무심코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려."
바이크가. 천천히 멈춘다.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떨어트리고 미노리씨를 쳐다본다. 그런 말은 이쪽을 보고 말해야죠. 라고 대답하려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좋지? 뭐라고 말해야 할까? 쿄지는 어떻게 생각해?"
묶인 머리 사이로 보이는 귀가 붉다. 지금 미노리씨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 멈춰서있는 바이크에서 내린다.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며 보이는 미노리씨의 얼굴이 붉다. 붉고 굉장히...
"좋아한다고 .... 제대로 직접 전하면 되는거 아닐까요."
굉장히 사랑에 빠진 듯한 표정이어서, 기분이 이상해져오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